저번주 토요일 저녁 9시.
프놈펜 Riverside 에서 가장 유명한 장소중 하나인 FCC에서 마이클 잭슨 추모공연을 열었다.
딱히 큰 행사들이 없는 프놈펜인지라 조그만 행사라도 있으면 뭐 볼거 없나 기웃대기 마련.

[FCC 출처 : http://www.flickr.com/photos/martywindle]

공연이 6시라는 말을 듣고 6시 반에 도착. 그런데 공연에 'ㄱ'짜도 안보인다.
마이클잭슨 추모공연은 9시부터 시작이란다.
젠장! 또 낚였구나..라는 생각과 더불어 드는 "This is Cambodia"

아무튼....9시부터 시작한 마이클 잭슨 공연은 여러모로 나를, 아니 우리를 놀라게 했으니...
캄보디아 여자들보다 훌쩍 큰 키에 가슴과 엉덩이만 가린 짧은 옷, 언뜻보기엔 여자라고 볼 수 있을만큼 예쁘장한 얼굴....
그랬다. 그것은 바로 레이디보이, 즉 트랜스젠더들의 댄스 공연이었다!!!

프로들의 춤만큼 대단하지도 자연스럽지도 않지만 자신의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그들....
레이디보이들은 신과 자연을 거스르는 행위라고 말하는 남자친구는 그들을 보자마자 눈쌀을 찌푸렸고
나와 주변사람들은 그들을 보며 환호했다.

[태국의 레이디보이 출처 : http://www.flickr.com/photos/longhairthai]


하지만 춤이 아무래도 허리를 마구마구 돌려대는 섹시한 춤들이 많은지라^^;
11살, 14살의 소녀 둘을 데리고 온 우리그룹은 (우린 정말 내용을 몰랐단 말이다!) 그자리를 빨리 뜰 수 밖에 없었고, 그 상황을 가장 반긴 사람은 다름아닌 내 남자친구였다.ㅋㅋㅋ


그리고 월요일.
캄보디아 선생에게 트렌스젠더에 대한 인식이 어떤지 물어보았다.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캄보디아에서 트렌스젠더, 즉 레이디보이들은 활동에 제약이 없다고 한다.
캄보디아 정부에서 트렌스젠더를 차별 하지 말고 동등하게 대우하라는 공문 및 교육을 여러차례 했다고.

덕분인지 '제3의 성' 이라고 불리는 그들은 사무직, 서비스업에서 다른사람들과 아무런 차별없이 일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물론 소수의 사람들은 싫어한다고. 하지만 요즘은 일반인들보다 더 우호적으로 생각하는 경향도 생기고 있단다.
남자도 여자도 될 수 있는 특징(?)때문에 사업주들이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고 생각한다나?!

남자도 여자도 될 수 있다....
우리는 남자도 여자도 '아닌' 사람으로 취급하는데 이들은 트렌스젠더를 남자도 여자도 될 수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반이 담긴 물잔.
반밖에 없다고 생각할 것인지, 반이나 있다고 생각할 것인지.
이것과 같은 맥락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