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밤 11시쯤인가 티비 채널을 돌리던 중 세계는 넓다라는 프로그램에서 캄보디아를 소개하더라.
캄보디아 프놈펜시에 사는 사람으로써 당근 관심 만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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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결론은......

'긍정'은 좋지만 '호도'는 좋지 않습니다.



 
나라고해서 캄보디아의 소식통은 아니다. 산지도 1년남짓 정도밖에 되지않았고 주워듣거나 내눈으로 본 짧은 경험이 다일뿐. 하지만 내가 알고있던 사실들과 조금씩은 다른 정보들이 꽤 있었다.



프로그램은 태국 국경 뽀이펫에서부터 촬영이 시작된다.

따라다니면서 불쌍한 척 구걸하는 아이들과 할머니. 그리고 국경통과의 게이트.
참 오랜만에 보는 풍경인지라 흥분흥분!(본인, 작년 8월이후로 원거리여행을 못갔다ㅠ.ㅠ)
"와~ 뽀이펫이다!!! >_<"


...그리고 첫번째 장면 이동. 캄보디아 전통 주택 및 생활상.

근데 그러고 보여주는곳이 허름한 나무집.
천장 및 바닥에는 구멍시 숭숭 뚤린 정말 얼기설기 야자나무줄기로 지어놓은 집을 보여준다.
실제 시골의 가난한 빈민들은 그런집에서 살기도 한다. 나도 안다. 가보기도 했다.
하지만 요즈음 웬만한 서민들만 해도 널빤지정도로는 집을 만들기 때문에 그정도까지 구멍 숭숭 뚤린 집에서 살지는 않는다.
어떻게 아냐고? 프놈펜의 대표빈민지역, 콤퐁참의 시골, 몬둘끼리 정글 깊숙한 시골마을까지 가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싶다.(켑지방에서 보트로 30분떨어진 토끼섬에서 그런집을 짓고살긴했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나았다-.-)
내 결론은 티비에 나온 집은 '촬영용' 시골집을 찍어간거다.



두번째는 동남아 최대크기 호수인 톤레삽호수.
호수에서 사는 사람들 및 수상가옥을 조명하고 소감을 말하는데 소감 역시 거북하다.

그 소감이란?
"자연에 순응하며 사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이건뭥미?!;;;)

......순응은 맞다.
하지만 자연이 아닌 '가난'에 순응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하고싶다.
내가 알기론 실제 톤레삽 호수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배트남계 혹은 최빈민 캄보디아계가 대부분이다.

왜 거기서 살게되었는지에 대한 이유는 분분해서 적지않는다(잘 알지도 못하는걸 진실이라고 알리고 싶지는않다..)
하지만 그들이 일부러 강을 선택해서 거기에 사는건 아니다.
분명 자본의 논리가 큰 이유가 되었을것이다.

그리고 가진 것이 없는 그들이 근미래 톤레삽호수에 리조트와 공장단지등이 들어서게되면 어디론가로 쫓겨나야 하는것 역시도.
톤레삽에 사는 아이들 중 쓰레기 처리장에서 재활용쓰레기들만 모아 팔아 하루벌이를 하는 아이들이 많은것 역시도 알고있다.


참고
베트남계의 사람들은 배트남 내전시 미국 혹은 자본계 편을 들던 자본가 및 부유층들이 베트남이 공산국가가 되자 캄보디아/프랑스/혹은 미국등지로 망명하게 되었다.
허나 캄보디아의 경우 그들에게 망명자격을 주지 않아 몇십년이 지난 지금도 주민등록증 없는 소위 불법이민자인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한다. 부유층이었던 그들이 빈민으로 전락한것은 다름아닌 망명국선택 그 하나때문이었다.
더 마음이 아픈건 미국/프랑스로 망명한 사람들의 경우 톤레삽의 사람들과는 너무 다른 삶을 살고 있다는것...



톤레삽호수 가난한 아이들에게 말하는 "마음만은 더 부자" 라는 멘트에선 마음이 아팠다.

실제로 행복지수는 선진국보다 개발도상국 혹은 빈국에서 더 높다.

하지만 그 가난한나라에서도 최고 가난한 사람들이 정말 '마음만'은 더 부자일까?
학교를 가고싶어도 1,2달러가 없어서 혹은 가난한 집안을 도와야해서 학교를 중퇴하고 글을 모르고 그렇게 살다 어른이 되서 학력이 낮고 글을 몰라 취직을 못해 결국 또 가난을 대물림하는 그들이 정말 행복하다고 생각하는걸까?

나는 감히 '아니다'라고 말하고싶다.

돈이 전부가 아닌나라에서 행복지수는 높다.
그이유는 돈으로 모든걸 생각하지 않기때문에  비교할 대상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돈이 없어 가난이 되물림대는걸 알면서도 지켜만봐야되는 사람이라면 방송인이 말하던 그 행복은 해당되지 않는다.
아이의 병원비가 없어 마음에 묻어야만 하는 부모에게 그 행복은 해당되지 않는다.
실제 여행을 한 장본인도 뽀이펫에서 구걸하던 아이를 보지않았던가?

프로그램을 보고난뒤 괜히 씁쓸했다.
캄보디아를 좋게 평가해준건 고마웠지만(응?내가 왜?;;;) 너무 모든것을 이상론적인 관점에서 본건 아닌가 해서.

겉만 핥고가면서 감히 '마음이 부자'라고 멋대로 생각하지 말았으면한다.
그런건 행복지수에 기대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는것뿐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