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 네덜란드와 그루지야(=조지아 공화국)을 묶어서 포스팅을 할 일도 생기다니.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병하고 유럽에도 양성 확진 환자들이 발생하면서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가 표출 되는 경우들이 생기고 있다. 

프랑스, 이탈리아야 유럽 내에서도 인종차별 센 곳으로 유명하니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하자마자 혐오 표출이 일어날 거라 예상 했지만 네덜란드의 경우, 특히 내가 사는 헤이그에서는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감이 오지 않더라.

 

다행히도 아직까지 헤이그에서 '나와 내 아이가' 인종차별, 외국인 혐오(제노포비아) 케이스를 직접/간접적으로 겪은 일은 없다. 

 

단, 내가 겪지 않았다고 해서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네덜란드 한인 페이스북 커뮤니티에선 간간히 인종차별 경험 포스팅이 올라오고 그에 대한 공감 댓글들이 달리고 있다. 

 

헤이그가 상대적으로 조용한 도시인 것과 내가 사는 지역이 거주하기에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곳이라 내가 안전하게 지내고 있는 것이지 다른 사람들은 불평등한 일들을 많이 겪고 살고 있을수도 있다.

 

 

조지아에서의 내가 그랬듯이.

 

예전 포스팅에도 적었지만 조지아 공화국은 내게 쉬운 나라는 아니었다. 

아시아인이 매우 적은 시기에 그것도 젊은 여자로 조지아 공화국에 거주했기 때문일까 - 다른 사람들은 단 한번도 당한 적 없다는 캣콜링, 인종차별, 성희롱을 잊을만하면 당해야했고 길에서 니하오, 치나 소리 듣는 날은 듣지 않는 날 보다 많았다.

(2020년 현재는 상황이 달라졌을거라 믿는다)

 

문제는 같은 한국 사람들 중 내 상황을 공감하는 사람이 단 1명도 없다는 것. 

조지아 공화국은 아이가 있는 여성을 존중하는 문화가 매우 강하고(뻥 좀 보태면 성모마리아 수준이다 ㅋㅋ) 연장자 존중 문화도 있는 곳이다. 거주하시는 한인분들 중 90%가 중년의, 아이가 있는 분들이시라 이분들의 경우 성희롱, 캣콜링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적이 없으셨다. 

 

이런 상황인만큼 이분들은 내가 겪고 있는 인종 차별 얘기를 들으시면 다른 나라의 일을 듣는 듯이 깜짝 놀라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물론 나를 안쓰럽게 생각하시고 위로도 많이 해주셨지만 말이다. 

 

 

이후 내가 겪지 않았다고 해서 다른 사람도 겪지 않았을것이다 지래 짐작하는 일은 많이 줄었다.

 

 

인종 차별에 대해 내가 해줄 수 있는 조언은 

- 만약 상점이나 공공장소에서 벌어진다면 지체없이 시큐리티를 부르고 도움을 요청한다. 

-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요청한다 (단, 안 도와줄 수도 있음;;;;)

- 인종차별을 당했다면 꽤 오래 자괴감이 들고 나에 대한 자존감이 낮아질 수 있다. 인종차별은 나도, 남도 해서는 안되는 짓을 상대가 한 것이지 내가 잘못한 게 아니다. 새치기 한 사람, 쓰레기 무단 투기한 사람에게 내 책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으니까. 절대 내가 잘못한 것이 없음을 상기하고 또 상기하자. 

- 당당하게 어깨를 피고, 턱을 들고 자신감있는 표정으로 다니자. 인종 차별을 하는 인간들 중에 대부분은 상대가 나보다 세 보이거나 자신감있어보이면 못 건들이는 인간이 태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