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포스팅은 2014년에 쓴 타 블로그 글의 백업 버전입니다. *
한 나라를 제대로 보려면 그 나라의 박물관을 봐야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조지아의 박물관은 긴 역사에 비해 유물의 규모나 갯수는 작은 편이라 두어시간만 둘러보면 끝이 납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전시회가 발길을 잡았는데요...
바로바로.... 요것!
::: 조지아의 고대 보물전 :::
::: 출처 : http://museum.ge/ :::
사춘기때 푹 빠졌었던 퇴마록(세대가 밝혀지는군요;;;)의 내용 중 백제/신라의 정교한 금 세공 기술이 중앙아시아 혹은 그 너머에서 온 유목 유럽인들이 정착하면서 발전시킨 기술이었다는 가설이 있었는데 (맞나요? 하도 옛날이라 가물가물합니다) 만약 그 가설이 사실이라면 그 오리지날은 조지아일거라고 믿게 된 전시회였어요.
옆 전시관에서는 조지아 무기류도 전시해 놓았는데 조지아어로만 적혀 있어 아쉬웠습니다.
시대별로 정리된 도검들
역사에 대한 정보가 영어로 적혀있다면 더 흥미롭게 봤을텐데..아쉬워요. 쩝
그래도 검집의 저 섬세한 세공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조지아의 각 지역별, 시대별 군복(?) 으로 추정합니다.
뭔가 무기가 참 많죠? 옷도 닌자스럽습니다 실제로 보면..;;;
조지아는 지리적 특성상 오랜 세월 외세의 침략 및 지배를 받아온 나라입니다.
로마, 오스만 투르크, 페르시아, 몽골 사이에서 시달리다 18세기 러시아에 직접 도움을 요청해 합병되기도 했을 정도로 험난한 역사를 갖고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조지아인들은 호전성을 자랑하는데요, 그 중에서도 산악지방이 가장 호전적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도!)
산악 지방의 경우 시비가 붙으면 후환을 남기지 않기 위해 상대의 가족 및 친척까지도 멸족시키는 전통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결과 서북쪽 스바네티 지방에는 방어와 주거를 통합한 원플러스원 타워형주택양식이 발생했습니다. 이 중세 건축양식은 독특함을 인정 받아 1996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스바네티의 타워형주택들
::: 출처 : google.com :::
산악지방 분들에 대한 호전성이 얼마나 유명한지 보여주는 우스갯소리가 있는데요,
산악지방쪽 현지 직원을 해고할 땐 굉장히 조심해서 처리해야 하는게 만약 현지 직원이 앙심을 품으면 잘리기 전에 그 상사를 먼저 죽이는 수가 있다(...) 경찰이 잡으러 가도 코카서스 산맥으로 냅다 도망가버리면 못잡는다는 괴담아닌 괴담이 있을 정도입니다.
즉 목숨이 아까우면 걍 우리 짜르지마라-_-;; 라는 협박인지 농담인지 진실은 안드로메다로 가버린 그런 우스갯소리..허허허-.-;;
자, 원래 주제로 돌아와 볼까요?
고대 보물 전시관입니다.
B.C 3세기에서 4세기 무덤의 부장품으로 나온 보물들로 왕족 및 귀족들의 무덤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역시 이런 물품들은 전세계 막론하고 상위 지배계층들 무덤에서 나오는거군요. 죽어도 불평등한 이런 세상....!-.-
::: 출처 : http://museum.ge/ :::
헤드 피스
반지의 제왕에서 갈라드리엘이 썼던 헤드피스와 분위기가 비슷합니다.
수천년전에 만들어진 반지라고는 믿기지 않는 각각의 반지들.
세공이 수려합니다.
조금만 변형해서 만들면 지금 껴도 너무 예쁘겠죠?
세번 돌린 반지들은 완전 제 취향이예요...♡
최소 나이가 이천년인 목걸이.
하지만 내일 당장 투애니원이 롹시크라며 걸고나와도 무방한 그런 스똬-일.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목걸이 가시(?) 하나하나에 세공이 들어가 있습니다.
조지아의 금 세공 기술은 정말 놀랄 정도로 세밀하고 정교했습니다.
천마총의 금관과 비슷한 스타일도 조금씩 보이는 듯 했지만...이건 퇴마록을 읽은 제 사심이 많이 반영되었겠지요?
레이어드가 기막힌 목걸이.
저 녹색은 크리스탈 비즈라고 봤던 것 같은데...석달도 더 된 일이라 가물가물하네요.
그 다음 방문한 곳은 소련지배의 기록들을 전시해 놓은 곳입니다.
소련 치하때 돌아가신 유국선열 및 지식인들, 사망자 수 및 그들의 사진이 전시되어있고, 소련의 지배를 설명해 놓은 전시관입니다. 한국으로 치면 음..독립기념관? 서대문형무소 정도일까요?
(잔인한 내용은 없으니 가족이 함께 관람하셔도 무방합니다)
소련 시대 중 스탈린 치하는 혁명 이후 가장 피바람 부는 시절이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소리없이 사라졌고, 지식인들은 강제노역소에 보내지거나 하룻밤사이 시베리아로 귀향을 가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소련/북한의 모습은 스탈린 시대에 가깝습니다.)
조지아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북부 지방의 독립, 저항을 우려한 스탈린은 예방적 차원에서 산악 지방사람들을 모은 뒤 당일 시베리아행 기차에 태워버립니다. 이유도 모른 채 하루만에 삶의 터전이 바뀌어 버린 것이죠. 수십년 뒤 소련이 해체된 뒤에야 이분들은 고향에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아이러니 한 것은 스탈린은 조지아 사람입니다. 명석했지만 미신과 공포정치에 매달려 피바람 부는 소련을 만든 그는 티블리시에서 두시간 정도 떨어진 고리[Gori] 라는 농촌 출신입니다. 조지아에서 나고 자랐지만 시골출신이라는 컴플렉스에 시달렸던 스탈린은 국가 원수가 된 뒤 조지아에 혜택을 주기는 커녕 가장 많은 조지아 사람들이 목숨과 고향을 잃었습니다.
스탈린 이후 조지아는 소련 연합 중 부유한 지방에 속했다고 하니 더욱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의 고향 고리(Gori)에는 스탈린 생가 및 박물관이 있는데 외국인 관광객만 방문할 뿐 조지아 사람들은 그의 흔적을 없애고 싶어한다고 하더라구요.
조지아에서 스탈린은 외국인용 관광 기념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실제 스탈린 티셔츠, 머그컵을 기념품으로 사가시는 분들이 꽤나 많으시더군요.
조지아 박물관은 유물의 종류가 작아 아쉬운 면은 있지만 아기자기한 맛이 있으니 한번쯤 들려보시는 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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