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투데이 통신원 시작한게 엊그제같은데 거기에 한국어 수업도 (온라인으로) 시작했다. 

신문사 통신원 일도 한국어 수업도 둘 다 생각보다 더 재미있어서 감사히 하는 중이다.

나는 내가 글 쓰는 걸 좋아하는 사람인지 몰랐다. 
통신원 활동으로 네덜란드 관련 기사를 찾아보고 팩트 체크를 하고, 기사를 전송하는 게 시간가는 줄 모르게 재미있는 일이라는 걸 요즘들어 깨닫고 있다. 

한국어 수업도 마찬가지. 
전공을 외국어로서의 한국어를 전공하긴 했지만 과연 내가 '한국어 선생님' 으로서의 자질이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두눈 질끈 감고 필드에 나가보니 고민이 무색할 정도로 일이 보람차고 재미지다. (아직까지는!)

단, 문제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 보니 수행 역할들끼리 충돌이 일어나게 되는 것. 

직장인(프리랜서에 더 가깝지만) 박XX와 한국어 선생님, 그리고 내 아이의 엄마의 역할 사이에서의 균형은 참 쉽지 않다.

 

오후 3시면 하원 + 수요일은 오전수업만 하는 네덜란드 유치원 시스템 특성상 내가 오롯이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주 27시간이 전부. 게다가 중간 중간 이벤트와 중간 휴일은 또 어찌나 자주 있는지...(할많하않!!)

이 시간내에 집안일, 장보기, 기사 작성, 한국어 수업 준비 및 수업 등을 처리해야 한다. 

다행히 남편은 내 일에 전폭적으로 지지해주고 직장이 끝나자마자 눈썹 휘날리게 장도 보고 집에 와서 아이를 봐주고 집안일도 나눠하는 엄지 척 외조의 남편이다.   

하지만 그래도 시간은 부족하더라. 

내 일을 좋아하는 만큼 더 많은 시간을 일에 쏟고 싶고 더 좋은 성과를 내고 싶다.

그러려면 내 아이와 보내는 시간을 더 줄이고 쪼개야 그 시간을 일로 할애할 수 있는 것. 

오늘도 기사를 쓰면서 내 기사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나만의 시간이 두세시간만 더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바랬다. 

(물론, 나머지 시간을 시터를 고용하거나 방과후 프로그램을 돌리면 시간적 자유는 늘어납니다. 문제는 아직 내 월급이 이 시간적 자유를 살만큼 풍족하지 않다는 것....😂😂😂)

 

하지만 내가 아이와 보낼 수 있는 이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고 지금 아이가 내게 보여주는 애정은 매일이 반짝반짝한 다이아몬드같다. 

방문을 닫고 혼자만의 시간을 원하는 초등 고학년이 되면 이 시기를 너무나도 그리워할 것임을 알기에 지금을 충분히 즐겨야 하는 것도 알고 있다. 

 

매일을 엄마와 직장인 사이에서 줄타기하며 방황하는 나.

 

아이를 키우며 다시 일을 시작한게 이번이 처음이라 시행착오를 겪는 중이겠거니, 내일은 좀 더 나아지겠거니 되뇌이는 하루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