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생활 4년차.
외국 중에서도 개발도상국에 해당되는 동남,서남아시아 생활이 대부분인 제게는 항상 경계하고 조심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거만함'의 덫.


제가 지내는 곳은 상대적으로 물가가 저렴한 곳들이다보니 그로 인한 혜택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캄보디아에서 일을 할때부터 지금까지 항상 집안일을 도와주시는 분이 있습니다.
게으른 제 성격과 더운 날씨가 더해지니 점점 돼지우리같아지는 집을 보다못한 조치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쪽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인건비는 상상이상으로 낮습니다.
지금 집에 일을 도와주시는 분의 경우 일주일 3번 출근에 한달에 한국돈 5만원 정도를 월급으로 받아가십니다.
그것도 영어, 빨래, 청소, 다림질까지 숙련된 스킬(!)의 소유자이시며 다른 현지인들 월급에 비하면 높은 편인데도 말이죠.

현지 노동력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보니 아직 어린 나이에도 불구 이런 호사를 누리곤 하죠. 

문제는 이런 생활이 오래 지속되면 '호사'가 호사가 아닌 '당연히' 누려야 할 것으로 착각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걸 두고 착각이 오래되면 병이된다고들 하죠^^;)

개발도상국 나라들에 오래있다보면 이런 문화에 젖어 가정부, 운전수, 유모 등등 
사람을 고용하는 것을 당연히 여기게 되는 무서운 습관이 생깁니다.

비단 저뿐만이 아니라, 다른 개발도상국에서 주재하시는 분들께서 항상 유념하셔야 하는 부분은
지금 누리는 이 호사가 한국에서라면, 혹은 유럽에서라면 가당치 않은 상대적인 물가차이 때문이라는 것을 항상 명심하셔야 합니다.

즉, 내가 대단한 부자라서, 혹은 내가 굉장히 대단한 사람이라서 이런 여유를 누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만약 제가 정말 그정도로 대단한 사람이라면 살인적인 물가인 런던이나 뉴욕에서도 수영장 딸린 저택에 가정부, 운전기사까지 고용하면서 살 수 있어야겠죠. ^^;;




또한 개발도상국에서 한국의 위치는 서양 선진국과 견줄 수 있을만큼 높습니다.
사람들이 먼저 호감을 가지고 친절하게 대해주고, 우러러보는 경우도 있을만큼 대접이 좋은 편인데요.

그런 순수한 마음을 나쁜쪽으로 받아들여서 
'난 얘네들보다 나은 사람이야' 라고 생각해 현지인들을 무시하는 오류를 범하는 일이 없어야할 것입니다.
지금 이곳에서는 그렇게 뻐기고 자랑스러워 할 수 있을지 모르나 유럽, 미국쪽으로 넘어가게 되면 
자랑스러운 한국사람이 아닌 '일개 동양인'으로 취급되고, 보이지않는 차별에 마음아파할 일들이 많을 테니까요.


결국, 다른 사람들이 나의 상대적인 위치를 얼마나 높게 대접해주는가를 생각하기 전에
'나'라는 사람의 가치가 남에게 어떤 대접을 받을만한지를 항상 명심하고 또 명심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