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좋았던 오늘. 

한국의 6월 초순에 불어오는 바람이 네덜란드 헤이그에도 불었다. 

초록의 향글 머금고 적당한 습도와 햇살이 합쳐진 바람의 맛-이라고 얘기하면 나사빠진 것 같겠지만-이 날씨 좋은 6월 초 경주 공원 어드메에서 불어오던 바람과 같아서 

한국에 가고싶어도 가지 못하는 내게는 이 바람이 어찌나 반갑던지

 

한국의 바람 한자락이 여기까지 날아와 한국에 갈 수도 없고 한국에서 보낼 길이 없어 하염없이 대기중인 네덜란드행 소포를 기다리는 서글픈 내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것만 같더라

 

어릴적 집앞에서 보던 접시꽃이 헤이그 집앞에도 한가득 피어있었다

멜랑콜리하고 달콤쌉싸름한 6월의 어느날.